나의 애마 i30 신발 교체주기가 다 되어 오는 이 즈음, 어떤 타이어를 고를까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소에 H사나 K사의 타이어를 많이 이용해왔던 난 우연한 계기로 넥센타이어의 라인업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동호회에 N6000에 대한 리뷰가 떴던 것이다. 사실 넥센타이어가 근래 몇 년간 엄청난 기세를 몰아서 국내 타이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것을 알아채는 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TV광고, 지면광고를 넘나들더니 이제는 히어로즈라는 야구팀까지 생겼다. 정말 무서운 기세다. 하지만 그러한 기세는 완벽한 자신감이 없고서야 돈질에 불과할 수 있고, 완벽한 자신감은 완벽에 가까운 품질에서 비롯되는 것이 제대로된 기업의 전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미 넥센타이어는 유럽수출시장에서 선전해온 우성타이어시절부터 쌓아온 타이어 설계기술과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근 몇 년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깃발을 꼽고 2017년 세계 10대 타이어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힘찬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장황하게 넥센타이어의 행보를 늘어놓은 이유는 N6000에 이러한 넥센타이어의 결연한 의지와 기술력, 그리고 시장, 즉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대단하고 신기해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결과물이 아니라, 과거 K사와 H사의 마케팅공세에 밀려 큰 빛을 보지 못했던 넥센타이어가 조용히 숨죽여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던 기술들을 국내시장에 봇물처럼 쏟아내기 시작하고 그 여세를 몰아 다른 제조사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 아니 오히려 더욱 공격적이고 전술적인 마케팅을 총동원하여 우리 소비자곁에 냉큼 다가온 것이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N6000은 가장 일반적 특성을 가지면서도 가장 무난하게 어떤 차량에도 선택될 수 있는 All terrain 타이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고른 성능을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진흙이나 바위가 많은 험로까지 커버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타이어의 중요한 요건은 다음의 4가지이다. 바로 정숙성, 조종방향성, 배수성, 내구성, 제동성이다.
차량주행 시 우리가 느끼는 주행소음의 상당 부분은 바로 타이어와 지면의 접지에 따른 마찰소음이다. 이러한 소음은 고속주행일수록 당연히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소리가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마찰이 늘어난다는 얘기이고 마찰은 타이어의 접지력이 좋을수록 강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근래의 타이어 디자인 공학은 접지력의 향상을 도모하면서도 발생하는 소음을 줄일 수 있는 향상된 트레드 디자인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접지면에 마찰에 따른 소음은 각기 다른 파형을 가지는데, 이러한 파형과 파형이 서로 부딪히면서 상쇄되어 없어지기도 하고 소리가 증폭되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트레드 디자인을 통해 접지력을 상승시키면서도 소음을 줄일 수 있는 소리공학이 반영되는 것이다. N6000의 디자인은 5랜덤 피치 설계적용으로 이러한 정숙성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조종방향성이다. 어찌보면 타이어의 가장 중요한 성능이라고도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타이어는 조향장치의 최전방에 위치한 녀석이다. 운전자가 아무리 핸들링을 멋지게 한다고 해도, 이를 실천에 옮길 타이어가 부실하면 운전자와 자동차는 따로 놀게 마련이다. 타이어는 한방향으로만 저항을 받지 않으며 운전자의 핸들링에 따라 전후좌우의 다양한 조합으로 지면과의 마찰을 일으킨다. 이러한 모든 방향에서의 고른 접지력과 고른 마찰력이 확보되어야 비로서 원하는 방향성을 얻을 수 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고속 스포츠 주행성을 강조한 타이어들을 보면 직진성을 중시한 트레드패턴을 볼 수가 있다. 이러한 트레드 디자인의 타이어들은 직진성에서는 매우 우수한 방향성을 보이겠지만 모든 방향에 대해 최대의 성능을 확보한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반면에 비대칭 트레드 타이어는 모든 방향에 대한 대응력은 고루 갖추었다고 할 수 있으나 고속 직진성에 있어서 만큼은 V 트레드의 최대 성능을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본인의 주행패턴이나 필요에 따라 타이어의 트레드 디자인은 선택되어야 하며, 어느 디자인 하나가 절대답안이 될 수 없는 것이다. N6000의 트레드 디자인은 전천후적인 방향성에 대한 기본적인 대응을 바탕으로 고속 스포츠 주행에 대한 방향성 향상을 위한 V 트레드가 부분적으로 적용되어 비대칭 타이어와 V 트레드형 타이어의 절충된 형태로 스포티한 주행성을 확보한 타이어라고 하겠다.
눈과 비가 적잖이 오는 우리 나라에서 배수성은 매우 중요한 선택의 포인트가 된다. 물론 대부분의 타이어 제조사들은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고, 특수한 목적으로 디자인된 슬릭타이어나 완전히 고속직진성만을 고려한 전형적인 V 트레드가 아닌 바엔 중앙에 넓고 깊은 그루브를 넣어서 배수성을 향상시킨다. 상식적으로 알다시피 빗길에서 고속으로 주행하는 자동차의 타이어와 지면 사이에는 수막이 형성되는데 이 수막은 적절한 방법으로 물이 배출되지 않으면 타이어의 접지력을 잃을 수 있는 심각한 수준으로 두꺼워진다. 트레드의 배수성은 이러한 수막의 두께를 최대한 얇게 만들고 타이어의 접지력이 유지될 수 있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N6000은 트레드에 넓게 걸쳐 형성된 4개의 직선형 그루브가 고른 배수성을 확보해준다.
마지막으로 내구성을 꼽는다. 아무리 좋은 타이어라고 해도 너무 금방 마모되어버리면 곤란하다. 타이어를 폐차할때까지 한번도 교체하지 않는 운전자도 없겠지만 우리가 어느정도 감으로 알고 있는 수준의 교체주기동안은 버텨줄 수 있는 충분한 내구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타이어의 내구성을 좋게 하려면 재질을 이루고 있는 컴파운드의 종류나 성질을 하드하게 가져가야 하는데, 이럴 경우 승차감이나 소음면, 그리고 그립력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너무 소프트하게 가져갈 경우 타이어는 쉴 새 없이 닳아 없어지고 말 것이다. N6000은 소음,그립력을 극대화하면서도 이러한 내구성을 구조적인 혁신에서 확보한 것 같다. 트레드의 그루브 엣지는 보통 각져 있는데 이를 곡선화하여 소음진동을 감소시켰고 그를 통한 편마모를 방지한 노력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제동력은 타이어의 성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물론 제동력은 운전자의 브레이킹기술이나 공기압상태 등 여러가지 변수에 의해서 그 정도가 달라질 수 있고 이것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앞서 얘기한 정숙성, 방향성, 배수성, 내구성 등 모든 성능과도 관련이 있기에 타이어의 재질과 디자인에 따른 총체적인 조합의 결과로 얘기될 수 있으므로 그만큼 중요해진다고 하겠다. 아무리 오래 쓰는 타이어도 잘 서지 않으면 소용없고, 아무리 잘 서는 타이어도 빗길에서 잘 미끄러진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N6000은 이러한 고민을 접지면 확대를 통한 접지력향상, High Styrene SBR 컴파운드와 실리카 컴파운드를 이상적으로 배합하여 노면과의 밀착성을 올렸다. 이러한 결과는 제동력의 향상으로 곧바로 이어진다.
나의 i30을 위한 새 신발은 N6000으로 사실상 결정된 상태이다.
뭐하나 흠잡을 데가 없기 때문이다. 굳이 잡자면 OEM 타이어에 비해 살짝 더 높은 가격?
하지만 타이어의 중요성을 그 어느 누구보다 몸소체감하고 있는 본인에게 있어, 돈 몇만원에 나의 목숨을 흥정할 수는 없기에 타이어만큼은 아끼지 않고 좋은 것을 쓰련다.
N6000과 같은 우수한 타이어가 계속 개발되어지고 엄청난 판매로 이어져 언젠가는 자동차제조사들이 N6000과 같은 타이어를 OEM 타이어로 기본 장착해서 차를 팔아주길 바래본다.